'영업왕'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첫 노사 교섭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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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왕'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첫 노사 교섭 '난항'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6.10.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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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2차 잠정합의안도 부결 '임단협' 장기화
QM3·SM6·QM6까지 3연속 히트, 판매 능력 재차 입증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르노삼성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사진)이 노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골머리를 앓고 있다. QM3에 이어 SM6와 QM6가 3연속 히트를 치면서 탁월한 판매 및 영업능력을 입증했지만, 노사간 도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두 차례나 부결되면서 CEO로써 경영능력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수입차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르노삼성의 박동훈 사장이 처음으로 완성차업체 노조들과 교섭을 하면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 8일 △기본급 3만1200원으로 인상 △상반기 변동 생산성격려금(PI) 150% 지급 △PS 선지급 200만원 △인센티브 75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2300여명의 노동조합원들은 찬반투표를 통해 부결시켰다. 지난달 30일 마련한 2차 잠정합의안에는 작업 환경 개선 내용이 추가됐지만, 노조원들은 이 역시 부결시켰다.

지난해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 시절에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무분규 교섭을 이끌어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수입차업계에서 영업 및 마케팅쪽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지만, 2300여명의 대규모 노조원들과 교섭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미숙한 측면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원들의 생리와 특징, 그들이 원하는 니즈 파악, 교섭 스킬 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본사 경영진이나 임직원, 영업사원, 고객들과는 접근 방식이나 소통의 포인트가 다를 수 밖에 없지만, 박 사장은 이런 대규모 노조를 처음 겪다보니 대처가 능숙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작업환경 개선과 인력운영 개선에 대한 노조들의 요구들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파업 없이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박동훈 사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 노조원들이 박 사장과의 첫 교섭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이른바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르노삼성 노조가 이번달에 새 집행부 선출이 예정돼 있어 교섭이 차기 집행부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교섭이 11월 이후로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르노 본사에서도 길어지고 있는 노사 교섭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훈 사장이 QM6 출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8년간 이끌었던 폭스바겐코리아를 떠나 2013년 9월 르노삼성 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합류했고, 올해 3월 르노삼성 최초의 한국인 CEO가 됐다.

영업본부장때 처음으로 소형 SUV QM3를 수입·판매해 돌풍을 일으켰다. 3월 사장으로 취임하면서는 세그먼트를 파괴한 SM6를 출시해 올 9월까지 7개월간 4만대를 넘게 팔았다. 말 그대로 '빅 히트'를 쳤다. 지난 2일 출시한 QM6도 약 한달 만에 계약건수(사전계약 포함)가 1만대를 넘어서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판매 및 영업에 있어서는 수입차업계는 물론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도 그 능력을 충분히 인정할만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 겪는 노사 문제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지난 7월 27일 처음 교섭을 마무리했다. 7년 연속 무분규 교섭을 이끌어냈다. 합의안은 △기본급 5만원 인상 △생산 장려금 400만원 지원 △고용안정을 위한 미래발전 전망 협약체결 등을 골자로 한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9일 △기본급 8만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 △성과급 450만원 등 임금 인상과 미래발전전망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이 통과됐다.

르노삼성을 비롯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아직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으로 국가경제에 큰 타격을 미치고 있는 것과 달리 르노삼성 노조는 아직까지 파업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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