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김영주장관, 세븐일레븐에 거절당하고 빽다방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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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김영주장관, 세븐일레븐에 거절당하고 빽다방행... 왜?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1.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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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가맹점주들에 '간담회 연출' 요청했다가 공문요구에 취소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이 지난 해 12월 서울 신대방동에 있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1일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은 '최저임금 관련 가맹점주 간담회'를 갖기 위해 서울 마곡동 ‘빽다방’ 마곡나루역북부점을 방문했다. 김장관은 올해 16.4% 오른 최저임금을 준수하기 위한 정부 대책 외에도 프랜차이즈 이익분배 문제, 상가임대료 등의 해결을 강조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 또한 최저임금 준수를 위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상생협력을 당부했다.

고용부는 이번 간담회를 원래 서울 당산동의 ‘빽다방’ 영등포구청역점에서 개최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현직 의원이기도 한 김 장관이 자신의 지역구에 부처 행사를 유치한 것이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행사 장소를 마곡동으로 교체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행사 장소보다는 최저임금 안착을 위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의 상생이라는 행사 취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를 기획했던 고용부는 애시당초 김장관의 지역구내에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선택했었다는 후문이다. 세븐일레븐 가맹점주 협의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고용부가 “편의점 가맹점주들 몇 명을 모아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김장관이 우연히 식당에 들렀다가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하는 것처럼 연출해 달라”는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협조요청을 받은 편의점 가맹점주는 다른 가맹점주 동원을 위해 협의회에 가맹점주 동원협조를 요청했고 요청받은 협의회는 고용부에 공문발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가 공문도 없이 가맹점주들을 동원하게 되면 가맹점주들 위에 군림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문발송 요구를 받은 고용부는 협조요청을 취소하고 간담회 장소를 빽다방으로 교체했다. 가맹점주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표안나게 현장 상황을 연출해야하는데 공문을 발송하면 차후 문제 발생소지가 충분했기에 장소를 교체한 것 아니겠냐”며 “빽다방은 가맹점주 협의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역구에 부처행사 유치’와 ‘우연을 가장한 연출’이라는 문제 외에 ‘빽다방’을 선택했다는 점도 비난을 받고 있다. ‘빽다방’의 대표는 먹거리 방송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씨이다. 더본코리아는 대기업 수준의 ‘브랜드인지도’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무분별하게 점포를 확장시키며 골목상권을 침해해 자영업자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사고 있다. 장관이 매장을 방문하면 장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해당 매장은 광고효과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김장관의 ‘빽다방’ 방문은 이래저래 구설만 쌓이고 체면만 구긴 간담회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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