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광풍속 거래수수료 챙긴 은행들... 기업·농협銀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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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광풍속 거래수수료 챙긴 은행들... 기업·농협銀 1·2위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1.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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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계좌 제공대가로 6억 이상 수수료... 6개 은행 총 22억원에 달해
사진=픽사베이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이 ‘투기’논란이 일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대가로 막대한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이 1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통화 취급업자에 대한 은행 수수료 수익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가상통화 거래소 관련 수수료 수입이 22억2천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적인 목적을 위해 설립된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각각 6억 7,500만원과 6억 4,500만원으로 1, 2위에 올라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올린 수수료 수입은 2016년의 6천100만원 대비 36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연말에 가상통화 거래가 폭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작년 연말에 웃지 못 할 수수료 수익 특수를 누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수수료 수입은 가상통화 투자자들이 은행에 지불한 돈이다. 시중은행들은 가상통화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대신 거래소로부터 입금 건당 200~300원씩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거래자가 자금을 출금할 때 거래소에 더 비싼 수수료를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거래자가 은행 수수료를 부담하는 셈이다.

일례로 국내 한 대형 거래소는 1천만원 이하 출금에 건당 1천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10만원을 출금하든 1천만원을 출금하든 수수료 1천원을 내고, 10만원을 두 번 출금하면 1천원씩 두 번 수수료를 내는 방식으로 거래소는 은행에 내는 가상계좌 입금 수수료 이상을 벌어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은행들은 가상계좌라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가상통화 거래가 폭증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담당자는 다른 업무와 함께 가상계좌 업무를 보고 있고 가상계좌 시스템도 은행의 전체 시스템에 포함돼 있어 별도의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다.

최근 다크호스 거래소로 떠오른 업비트에 가상계좌를 준 기업은행은 가상계좌 수수료를 건당 300원으로 책정해 총 6억7천500만원 수입을 벌어들였다.

최대 규모인 빗썸과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내준 농협은행의 수수료 수입도 6억5천400만원에 달했다. 빗썸과 후발 거래소 4곳에 가상계좌를 제공한 신한은행 역시 연간 6억2천1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였다.

한 편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가상화폐 시장의 수수료 수입이 각각 1억5천100만과 5천900만원 순이었다. 국민은행은 지난 해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자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거래를 중단해 수수료 수입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용진 의원은 “그간 은행들은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고객 보호는 등한시한 측면이 강했다”며 “특히 공적인 역할을 해야 할 농협, 기업은행 등이 수수료 수익에만 치중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정한 검사를 통해 불법, 위법행위가 없었는지 확인함과 동시에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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