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직전 가맹점주들 “본사가 가격 안올리면 직접 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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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 가맹점주들 “본사가 가격 안올리면 직접 올릴 것”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1.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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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재료값 다 올랐는데 가격만 그대로…점주들 '울분'
정부·여론 눈치보는 본사, "총대 매기 부담스럽다"
BBQ·파리바게뜨 등 가맹점주들, 들고 일어날 기세

올해 16.4%오른 최저임금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가격인상을 외치지만 정부의 강경대응과 여론의 뭇매로 여의치 않다. 여기 더해 식자재와 배달대행 수수료까지 인상돼 가맹점주들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일 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1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14차 최저임금 태스크포스에서 김밥·치킨·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상으로 소비자단체 특별물가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물가불안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범정부차원의 대응방안이다.

이날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은 "최근 일부 외식업체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물가불안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한 인플레 심리확산 가능성에 선제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 "특별한 인상요인이 없음에도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요인 대비 과다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등 편법적 가격인상 사례를 방지해 인플레 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물가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정부는 공정위를 중심으로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통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엄중 조치하고,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해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했는지 시장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직원보다 적은 사장님 월급

서울지역에서 분식뷔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A씨는 사업을 더 해야하나 고민중이다. 최저임금이 오르고 식자재값이 오르면서 수익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월 매출이 성수기땐 6000~7000만원이고 비수기땐 4000만원 가량이다. 여기에 급여, 식자재, 임대료, 각종 세금 등이 빠지면 가져가는 돈은 약 400만원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최저임금과 식자재 값이 크게 올라 이를 제외하면 약 200~250만 원 정도가 남는다"며 "내부 관리직원 급여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본사는 작년 여름까지만해도 올해 가격을 1000원 인상하기로 점주들과 논의 했지만 작년 연말 치킨 브랜드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모습을 보고 지금은 답보상태인 것으로 전했다.

점주들도 꾸준히 건의하고 있지만 본사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가격상승이 워낙 예민한 문제라 다방면으로 검토중이다"며 "점주들과 시장상황 등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배달대행 수수료까지 인상… 독자 가격인상 논의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배달어플리케이션과 배달대행 수수료까지 인상되면서 점주들은 3중고에 빠졌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여론과 정부 눈치를 살피느라 가격인상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점주들은 독자적으로 가격인상까지 논의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배달어플리케이션의 확대로 배달이 증가함에 따라 배달을 대행해주는 업체들도 급속히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10조원 안팎인 배달시장 규모가 올해 15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계 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경기도권 배달대행업체들이 최저임금 및 주유비 등을 이유로 대행비용을 인상하면서 점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누군가 '총대' 메주길 바라는 분위기지만 누구도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작년 치킨파동당시 여론과 정부 압박을 봤기 때문에 먼저 나서기 어렵다"고 전했다.

결국 이런 3중고를 견디다 못한 일부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직접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BBQ가맹점주 대표들과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본사 측에 가격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본사 거부시 곧 직접적인 행동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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