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대출한도 줄이며 뒤로는 '고금리 카드론'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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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대출한도 줄이며 뒤로는 '고금리 카드론' 권유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4.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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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이유로 10% 상환요구, "통보했다" 밝혀도 막무가내
"부당대출 취급" 항의 고객에겐 ‘금리인하’ 앞세워 대응

시중은행이 대출고객의 한도를 이유없이 감액하며 한 편으로는 고금리 카드론 상품을 권유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NH농협 광화문지점에서 대출을 받은 Y모씨(남, 52세)는 최근 만기가 도래한 2건의 대출에 대해 은행 콜센터와 우편물로 자동연장대상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Y씨는 만기 연장을 위해 거래영업점을 방문했으나 대출한도를 10% 감액해야 한다는 은행직원 안내를 듣고 당황했다.

은행 측은 “고객의 이직이 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Y씨는 이직한지 2년이 넘었고 이직 후에도 2차례에 걸쳐 감액없이 자동연장을 한 경험이 있었다. Y씨는 은행측 주장이 부당했지만 실갱이하는 것이 귀찮아 은행 요구를 들어주고 마무리했다.

비슷한 상황은 수개월 후 또다시 발생했다. 지난해 2월 받은 또 다른 대출건에 대해 이직을 이유로 10% 상환조건을 다시 내건 것. Y씨는 강하게 항의했다. 이번 대출건은 콜센터에 이직사실을 분명히 통보했고 그동안 감액당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직원은 이직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자신들의 부주의일 뿐 상환은 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요구했다.

대출한도를 축소하면서 고금리 카드 대출을 안내한 농협

제보자 Y씨에 따르면 대출 만기도래 시점 전후로 NH농협카드의 대출 권유 우편물을 받았다고 한다. 고금리 상품인 카드론 특별할인 기간이니 이를 이용하라는 내용이었다. Y씨는 “이유없이 대출한도를 축소하면서 한편으로는 고금리 카드론 사용을 유도하는 것은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게다가 대출연장 일주일 후에도 은행 콜센터로부터 대출 자동연장 안내전화를 받았다며 황당해 했다.

해당 농협지점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제보자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지점장은 대출한도를 축소했다고 인정하며 자신들의 부주의로 이직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출연장 후 안내 전화에 대해서는 “지점 직원이 실수로 접수를 누락시켜 발생한 일”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고객 대출한도와 이자율은 지점이 아닌 본점에서 정하고 카드대출상품 안내 역시 지점에서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의 공공성을 망각한 채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다 발생한 사고"라며 "상환도래시 변제가 어려운 소비자 약점을 파고드는 사채업자와 다를 바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 편 농협측은 “현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신용평점의 특별한 변화 없이도 대출한도를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카드론 안내장과 관련해서도 “마케팅의 한 방편일 뿐인데 우연히 고객의 대출만기와 시기가 겹쳐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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